시편 76편: 예배 드리는 이유

해설:

아삽의 시편이 계속 이어집니다. 아삽이 다윗 시대에 제사 음악을 관장하는 사람이었기에 그의 시편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국가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편은 이스라엘의 영적 구심점으로서의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찬양입니다. 

그는 먼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택하시고 예루살렘을 거처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두고 찬양을 올립니다. “살렘”(2절)은 예루살렘을 줄여 부르는 말로서 ‘평화’를 뜻합니다. “그의 장막이 살렘에 있고”라는 말은 표면적으로는 “성전이 예루살렘에 있다”는 의미이지만 이면적으로는 “참된 평화는 하나님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아삽은 성전에서 제사 드릴 때 예배자에게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묘사합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이 불화살을 꺾으시고, 방패와 칼과 전쟁 무기를 꺾으셨다”(3절)는 말은 성전에서 예배 드릴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과거에 행하신 놀라운 역사를 기억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기억’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과거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기억하면 그분이 진실로 역사를 다스리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4-9절). 예배 중에 성경에 기록된 과거의 이야기들을 낭독하고 경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어떻게 하셨는지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하나님께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일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10절은 번역하기에 아주 난해한 구절입니다. 개역개정은 “진실로 사람의 노여움은 주를 찬송하게 될 것이요 그 남은 노여움은 주께서 금하시리이다”라고 했고, 새번역은 “진실로, 사람의 분노는 주님의 영광을 더할 뿐이요, 그 분노에서 살아 남은 자들은 주님께서 허리띠처럼 묶어버릴 것입니다”(10절)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처분에 대해 분노 했던 사람들이 그분이 하시는 일을 보고 찬양하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아삽은 이스라엘 회중과 세상의 모든 민족에게 “마땅히 경외할 분”(11절) 즉 창조주 하나님께 서원을 지키고 예물을 드리라고 요청합니다. 세상을 호령하는 군왕들도 그분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12절). 

묵상:

하나님께서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도록 요구하신 이유는 그분의 임재를 기억하게 하고 또한 그분의 다스림을 믿게 하려는 데 있었습니다. 예배가 없는 삶으로는 하나님께 대한 바른 시야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눈이 흐려지면 세상을 보는 눈도 흐려집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다스리고 계시다는 사실이 의심되고,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선택과 결정의 순간마다 하나님에게 등을 돌리고 인간적인 계산을 따릅니다. 그것이 패망의 원인이 됩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정기적으로,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참된 예배의 자리에 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영이신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그분께 의지하는 삶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예배의 핵심은 기억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과거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리고 교회에게 어떻게 하셨는지를 기억하고, 묵상을 통해 그분이 나의 과거에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 기억은 지금 우리가 당면한 회의, 불신, 두려움 혹은 절망에 대해 가장 강력한 처방약이 되어 주고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원수들의 불화살과 방패와 칼과 전쟁 무기를 꺾으신 사실(3절)을 기억하면, 지금 나에게 날아들어 오는 불화살과 방패와 칼과 전쟁 무기를 꺾으실 것을 믿고 바랄 수 있습니다.   

9 responses to “시편 76편: 예배 드리는 이유”

  1. 주님께서 거룩한 영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꼭붙잡고 살기를 원합니다. 내 영혼에 성령께서 계심을 항상기억하고 생각과 언어와 전 삶이 주님께 드리는 거룩한 산제물이 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성도들이 주님의 사랑과 기쁨과 평강이 충만한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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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천지 창조하신 주님을 기억에서 따나지 않게 하시고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 대속과 부활의 전제가 흐려지지 않게 새겨지기를 기도합니다.
    마땅히 경외 할 분은 오직 주님 만이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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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매일 보내주신 새벽 묵상을 통해 말씀의 깊이와 부요함을 더하시고 깨닫는 은혜 주심을 감사드리고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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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심과 하시고 있음과 하실것을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이시지만 악을 그냥 내버려두시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고 기도, 예배와 찬양을 드리는 일에 소홀하지 않고 나는 죽고 예수로 만 사는 삶을 통하여 언행이 일치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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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한국에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언니와 사귐의 소리 아침 묵상을 같이 교제 하는중에 한국에서도 이멜로 사귐의소리 묵상을 받아볼수 있는지 궁금해서 문의 올립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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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에서도 이메일로 사귐의소리를 받아보실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른분이 더 정확한 답을 해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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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aekhwan - T.K. Lee Avatar
    Taekhwan – T.K. Lee

    Remember! 기억하는 것은 하나님의 행하심에 감사하는 일이며 기대하는 일입니다. 매일매일 이미 일하셨던 하나님의 성품과 은혜를 곱씹으며 기억하기 원합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이야기 하듯, 매번 똑같은 상황에서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크심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크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일하셨던 그분의 성품을 기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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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기독교인들은 교회력을 따라 사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는 편이라 오늘이 현현절이라 해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력에서 중요하게 치는 절기는 강림절, 성탄절, 현현절, 수난절, 부활절, 오순절 등입니다. 오늘부터 성회수요일 Ash Wednesday까지를 현현절/주현절 Epiphany 로 기립니다. 현현절은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동방의 박사들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으로 찾아간 날을 기념하기에 성탄절기가 끝나는 것을 표시하기 보다 성탄의 의미를 계속해서 묵상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에피퍼니 Epiphany 단어가 나타남 manifestation 이라는 뜻을 일차적으로 품고 있기에 나의 삶에 하나님은 어떻게 당신을 보여 주시고 인도해 주셨는지 묵상하면서 이 계절을 지나는 것도 유익하겠다 생각합니다. 시편 76편 해설에서 목사님은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기억은 히브리 백성의 재산 제 1호입니다. 그들의 역사와 유산, 문화와 영향력은 다 기억에서 나왔습니다. 히브리 백성이 인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 성서는 기억의 산물입니다. 성서를 통해 이스라엘의 기억이 인류의 기억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무엇을 기억하는가, 어떻게 기억하는가의 논의가 이제 너무 정치화되어서 기억의 중요성을 희석시키지 않는가 하는 걱정마저 갖게 합니다. 주님이 당신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에피퍼니의 순간은 전적으로 주님의 시간입니다. 내가 ‘일으킨 일’이 아니기에 갑자기, 느닷없이 일처럼 느낄 수 있지만, 늘 있었는데 ‘비로소’ 보게 되거나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한 가지로만 보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피퍼니의 중심에는 주님의 주권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에피퍼니의 중심입니다. 예배 때마다 격한 감동을 느끼지 못해 안타까와 합니다. 예배를 드리고도 뭔가 깨달은 것이 없는 것 같아 허전해 합니다. 11절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지키라고,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분에게 예물을 드리라고 명합니다. 예배의 의무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예배는 곧 의무이고, 의무를 잘 지키는 것이 곧 순종이라고 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배 때 감동과 깨달음을 기대하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라도 의무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데서 온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주님을 예배하는 일이 내 삶의 곳곳에서 무시로 일어 나기를 원합니다. 기억할 때마다 예배하기를, 예배할 때마다 주님과 만나기를 기도합니다. 내 앞에 나타나시는 예수님을 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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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기억을 통해 주님 만난 시간 다시 떠오르게 하시고 제 마음을 다잡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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