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고라 자손의 시로 되어 있는 이 시편은 네 단락으로 선명하게 구분됩니다. 먼저 시인은 과거에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행하신 구원의 역사를 회고합니다(1-3절). “포로가 된 야곱 자손을 돌아오게 하셨습니다”(1절)라는 말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다 백성을 70여 년 만에 조국 땅으로 돌아오게 하신 일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유다 백성의 죄에 대해 심판을 하셨지만, 그 “맹렬한 진노”(3절)를 거두시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시인은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4-7절). 지금 유다 백성은 또 다시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유다 백성이 자초한 일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 “한결같은 사랑”(7절)을 베풀어 주시기를 구합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심판하신 이유는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심판으로 인해 그분의 한결같은 사랑이 철회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알기에 시인은 그 사랑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합니다.
이어서 시인은 하나님께 대한 결단을 고백합니다(8-9절). 이제는 죄악의 길에서 돌아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겠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영광이 깃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하나님의 영광이 깃든 세상을 상상하며 노래합니다(10-13절). 사랑, 진실, 정의 그리고 평화는 모두 하나님의 속성입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것들의 원천입니다. 하나님 없이 그런 것들을 추구한다면 조잡한 모조품 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마름의 이유입니다. 사랑을 추구하면서 미움을 퍼뜨리고, 진실을 추구하면서 거짓을 말하며, 정의를 주장하면서 불의를 행하고, 평화를 말하면서 불화를 퍼뜨립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 의지하고 그분의 나라가 임하기를 소망하며 또한 헌신합니다.
묵상:
마지막에 시인이 하나님의 영광이 깃든 세상을 상상하며 노래하는 장면은 마음을 설레이게 만듭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추는”(10절) 세상을 상상하고 또한 갈망 합니다.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는”(11절) 세상은 하나님 나라요 회복된 에덴입니다. 우리가 주기도를 드리면서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이런 세상을 꿈 꿉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그런 세상은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국지적으로, 잠시 동안, 이상적인 사회를 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하지도 않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세상을 보고 싶어 목이 마릅니다. 그 목마름은 예수께서 다시 오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할 때 채워질 것입니다.
그 때가 오기까지 예수님은 믿음으로 그 나라를 경험하고 이루게 하십니다.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일과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롬 14:17)라고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먼저 마음의 천국을 경험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사랑과 진실과 정의와 평화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에 사랑과 진실과 정의와 평화를 퍼뜨립니다. 완전할 수도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지만 할 수 있는 대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마 5:9)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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