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시편은 악한 자들을 징계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고백이며 또한 하나님의 정의를 드러내 달라는 호소의 기도입니다.
먼저 시인은 “복수하시는 하나님”(1절)이라는 표현을 두 번 사용하여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복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이나 잡신들의 복수와 다릅니다. 그들의 복수는 비이성적인 감정적 격발입니다. 반면, 하나님의 복수는 그분의 절대 정의와 절대 진리에 따른 것입니다. 우주의 심판자로서 그분의 절대 기준에 따라 악을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정의를 믿는 시인은 속히 일어나 악인들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합니다(2-3절).
이어서 시인은 악한 자들의 소행을 소상히 묘사합니다(4-7절). 그들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온갖 악행을 저지릅니다. 그들의 악이 극심하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하나님을 무시하고 있는지를 반증해 줍니다. 그들은 스스로 가장 지혜로운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만, 시인은 그들을 향해 “백성 가운데 미련한 자들”(8절)이라고 부릅니다. 시인은 여러가지 질문으로 그들의 어리석음을 폭로합니다(8-11절).
12절에서 시인은 악한 자들의 악행에 시달리면서도 거룩하게 살아가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말머리를 돌립니다. 그는 악한 자들에게서 받는 고난을 “주님께서 꾸짖으시고 주님의 법으로 친히 가르치시는”(12절) 것으로 받아 들입니다. 경건한 사람들은 악한 자들의 악행을 주님의 손에서 받는 징책으로 받아 들이고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며 거룩하게 살기를 힘씁니다. 우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정의를 따라 판결해 주실 것입니다(13-15절). 그것은 시인 자신이 경험한 사실입니다. 그는 자신이 아직 살아 있는 이유는 오직 주님의 보호하시는 손길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16-17절).
하지만 시인 자신도 악인들의 횡포와 그들에게서 받은 고난 때문에 하나님께 대한 믿음에 있어서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미끄러진다고 생각할 때에는, 주님의 사랑이 나를 붙듭니다. 내 마음이 번거로울 때에는, 주님의 위로가 나를 달래 줍니다”(18-19절)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악인들에 대한 심판이 일어나지 않을 때 마음이 번거로와지고 미끄러질 위기에 처합니다. 그런 문제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할 때 그분은 사랑으로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십니다. 지금 당장 자신이 보고 싶은 심판이 일어나지 않아도 하나님은 여전히 모든 것을 보고 계시고 결국 심판하실 것임을 믿고 마음을 수습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다시 한 번 악인들이 심판 받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면서(20-21절) 하나님께서 결국 모든 것을 심판하시고 바로 잡으실 것이라고 고백합니다(22-23절). 하나님은 스스로의 손을 들어 악을 악으로 갚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복수해 주십니다. 인간의 복수는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이지만, 하나님의 복수는 언제나 정의롭고 또한 정당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원수 갚는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선을 악을 이깁니다(롬 12:21).
묵상: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들만을 지켜 보면 하나님의 정의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악인들이 번성하고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 구조로 인해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집니다. 부와 특권이 대물림되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혹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온갖 죄악을 일삼습니다.
그들 중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치부와 번영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뿐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예배한다고 하지만 삶 속에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모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진 것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분노를 쌓아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믿는 사람들은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첫째, 오늘의 시인처럼, 불의한 현실로 인해 마음이 번거로워지고 믿음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그분의 시간에 따라 그리고 그분의 기준에 따라 정의를 드러내십니다. 그것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을 챙겨야 합니다.
둘째, 그 믿음에 따라 하나님께서 속히 그분의 정의를 드러내 주시기를 기도하며 그분의 정의가 실현되도록 자신의 삶을 내어 드려야 합니다. 인간의 복수는 더 큰 불행을 낳을 뿐입니다. 인간의 복수는 정의를 향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복수는 하나님께 속한 것”(롬 12:19)이라고 했습니다. 누가 어느만큼 잘못했는지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한 정당한 심판이 어떤 것인지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만 아십니다. 우리는 복수를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정의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또한 그것을 위해 실천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 될 것을 기다리며 선으로 악을 이기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 사회는 하나님의 정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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