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시편에는 ‘다윗의 노래’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4권에는 다윗의 시편이 두 개만 포함되어 있습니다(103편). 이 시편은 다윗이 왕으로서 자신의 사명을 다할 수 있기를 바라며 드리는 결단의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다윗은 “주님의 사랑과 정의를 노래하렵니다”(1절)라고 고백합니다. 사랑(개역개정 “인애”)과 정의는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습니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혹은 인간 사회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랑과 정의는 불완전합니다. “노래하다”라는 말은 그것을 찬양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소망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찬양은 찬양하는 대상을 닮아가게 만듭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찬양하는 중에 그분을 닮아 자라기를 소망했습니다.
왕으로서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두 가지를 결심합니다. 첫째는 그 스스로 거룩하고 의롭게 사는 것입니다. 그는 주님으로부터 흠 없는 길을 배워 흠이 없는 마음을 가지고(2절) 흠이 없는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3-4절). 이렇게 기도하는 가운데 다윗은 “언제 나에게로 오시렵니까?”(2절)라고 여쭙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닮아 살려고 애를 써도 다 이룰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 전까지 우리는 참된 사랑과 정의에 대한 목마름을 완전히 해갈 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다윗은 왕으로서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는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을 멀리하고(5절, 7절) “믿음직한 사람”과 “흠이 없이 사는 사람”을 신하로 등용 하겠다고 말합니다(6절). 그렇게 하여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악을 행하는 사람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다짐합니다(8절).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이루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묵상:
다윗은 자신에게 주어진 왕위가 하나님께서 맡기신 책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사랑과 정의는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겸손히 인정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구했습니다. 그러한 갈망이 그로 하여금 매일 하나님을 찬양하게 만들었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왕으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예배 드리며 그분에게서 흠 없는 길을 배우고 그 길을 걷기 위해 힘쓰는 것이 가장 먼저 힘쓸 일임을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돌아 보지 않는 권력자가 악인들을 끊어버리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일입니다. 그런 결심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거듭 보아 왔습니다. 다윗은 사울의 폭정을 겪으면서 그 사실을 마음에 새겼을 것입니다. 그것이 다윗으로 하여금 성군으로 칭송 받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세를 하나님께서 맡기신 책임이라고 여기고 매일 이렇게 기도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의 권세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행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왕이나 정치 지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하나님에게서 받은 책임이 있습니다.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먼저 하나님 앞에 겸손히 고개 숙이고 그분에게서 흠 없는 길을 배워야 합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다스리겠다고 나서는 사람만큼 위험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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