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0편: 우리가 믿는 분

해설:

이 시편은 다윗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시편을 메시아(헬라어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으로 읽었고, 예수님도 그 해석을 받아 들이셨습니다. 그래서 이 시편은 신약성경에서 가장 자주 인용된 구약 본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시기를”(1절)에서 앞의 “주님”은 성부 하나님을 가리키고 뒤의 “주님”은 메시아(구원자)를 가리킵니다. “너의 원수들”은 하나님께 반역을 선택한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엡 6:12)을 의미합니다. 성부 하나님은 그들을 모두 제압할 때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스데반은 순교할 때 메시야이신 예수께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행 7:56). 여기서 “오른쪽”은 위치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친밀함과 하나됨을 뜻하는 은유입니다. 

2절의 “주님”은 성부 하나님을 가리키고, “임금님”은 메시아를 가리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메시아로 보냄받은 분에게 “권능의 지팡이”(개역개정 “권능의 규”)를 주시고, 메시아는 그 권능의 지팡이로 원수들을 통치하십니다. “임금님께서 거룩한 산에서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시는 날”(3절)은 메시아가 성부 하나님의 심판을 실행하는 날을 의미합니다. 그 때 하나님을 믿는 경건한 사람들이 구원자를 따라 나설 것입니다. 

4절의 “주님”도 성부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그분은 구원자에게 “너는 멜기세덱을 따른 영원한 제사장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의 제사장직은 레위 지파 후손들 중에서도 아론 계열을 통해 계승되었습니다.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제사장의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창 14:18-20).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은 영원한 것이 오기 전까지 필요한 잠정적인 제도입니다. 장차 메시아가 오시면 불완전한 제사장 제도와 제사 제도를 완전하게 하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5절의 “주님”도 역시 성부 하나님을, “임금님”은 구원자를 의미합니다. 1절에서 성부 하나님이 메시아에게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고 하셨으니, 성부 하나님은 메시아의 왼쪽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5절에서는 “주님께서[즉 성부 하나님께서] 임금님의[즉 메시야의] 오른쪽에 계시니”라고 말합니다. “오른쪽”이라는 말이 장소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친밀감과 하나됨을 의미하는 비유이기에 이와 같은 모순적 표현이 나온 것입니다. 

“심판의 날”(5절)은 마지막 심판의 때를 의미합니다. 그 때가 되면 세상을 호령하던 모든 군왕들이 힘을 잃을 것입니다. 지금 열방의 군왕들이 발호하는 이유는 심판의 때가 아직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도 자주 강조하신 것처럼 최후의 날은 성부 하나님께서 정하십니다. 심판이 모두 끝났을 때 메시아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영원한 통치에 들어갈 것입니다. “길가에 있는 시냇물을 마시고, 머리를 높이 드실 것입니다”라는 말은 심판을 끝내고 온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비유입니다.

묵상:

예루살렘에서 마지막 주간을 보내고 계실 때 예수님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너희는 그리스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는 누구의 자손이냐?”라고 물으십니다. 그들이 “다윗의 자손입니다”(마 22:42)라고 답하자 예수께서는 이 시편의 1절을 인용하십니다. 그분은 “다윗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 이 시편을 썼다고 하십니다(43절). 그런 다음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그리스도가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45절)라고 물으십니다. 유대인들 사이에는 메시아 즉 그리스도가 다윗의 후손에게서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 믿음도 역시 구약성경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사 11:1-9)에 근거한 것입니다. 

하지만 메시아로 오실 그분은 단지 인간이 아닙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에게 보냄 받은 구원자이시며 심판자이십니다. 성부 하나님은 그분에게 온 우주를 통치할 능력을 주셔서 구원자의 일을 하게 하시고 부활 승천 하신 후에 다시금 그분의 오른편에 있게 하십니다. 그리고 성부 하나님이 정하신 때에 다시 오셔서 최후의 심판을 행하실 것입니다. 그것까지 보아야만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면서 “이 아들은, 육신으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으며, 성령으로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 나타내신 권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확정되신 분이십니다”(롬 1:3-4)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그런 분을 믿고 있습니다. 그분의 다스림 안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분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대면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그분이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5 responses to “시편 110편: 우리가 믿는 분”

  1. 전지 전능하신 창조주의 독생자를 믿습니다. 그는 구세주 이시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이심
    을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합니다. 세상 모든죄를 지시고 십자가에서 구원주시고 3일만에
    부활 하시고 승천하시고 하나님 우편에서 중보자로 계십니다, 믿음의 식구들과 함께 만왕의 왕
    만유의 주께서 권세와 영광에 싸여 다시오시는 메시아를 세상에 알리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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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주님에 대한 다윗의 고백이 나의 고백으로 주님과의 끈끈한 관계속에서 남은 여생이 끝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나의 주님임을 고백합니다, 주님을 통해 나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완성되기를 기도합니다.
    십자가를 통한 구원과 부활을 통한 영생이 내 믿음의 전부이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오른 편에 계신 예수님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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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만약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 일지라도 죽은지 3일만에 부활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에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부활 승천하시고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계셔서 성도들을 위해 중보하시는 우리의 구원자를 믿게하신 하나님의 지극하신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오늘도 그 구원자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하루가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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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aekhwan - T.K. Lee Avatar
    Taekhwan – T.K. Lee

    할렐루야!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구원자이심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우리의 죄와 사망의 권세를 십자가의 보혈로 끊으시고, 그를 믿고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합니다. 세상과 심지어 교회에서도 예수님은 좋은 성자 중 하나 혹은 롤모델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우리의 구원자이심을 다시한번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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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예수께서 하나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듯이 나 또한 매사 옳은 편에 서는 선택을 하기를 원합니다. 리차드 로어 Richard Rohr 카톨릭 신부의 책 Falling Upward (번역 제목은 ‘위쪽으로 떨어지다’)는 인생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성찰한 책입니다. 연대적으로 청년기와 장년기처럼 한 세월이 간 뒤에 오는 다음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겉과 속처럼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성에 대한 성찰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전반부에서는 자기의 자리를 찾고 만들기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기 위한 노력입니다. ‘바쁘게 사는 이유’가 삶의 앞부분을 가득 채웁니다. 로어는 전반부가 인생의 ‘컨테이너’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라면 후반부는 무엇으로 그 컨테이너를 채울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때라고 말합니다. 그는 현대인들이 컨테이너를 만드는 일에만 몰두함으로써 언제까지고 전반부에만 머무르는 것을 지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컨테이너를 너무 귀하게 여기는지도 모릅니다. 컨테이너가 크고 단단하고 화려하면 다라고 생각하는 문화 속에 잠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겉볼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을 보면 속은 안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에 속는 일이 너무 자주 생깁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을 연상 시키던 말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겉과 속이 같은 경우보다 다른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예수의 이름이 자기 이름, 레이블, 컨테이너, 겉모양이 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 맞추기를 원합니다. 언제나 예수님을 선택하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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