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베드로의 설교는 듣는 이들의 마음에 큰 감화와 감동을 일으켰습니다. 듣는 이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죽음에 무관하지 않다고 느끼고 베드로와 사도들에게 “형제들이여,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37절)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면 죄 사함의 은혜를 받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답합니다(38절). 그것은 유대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멀리 떨어져 있는 모든 사람”, 39절)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베드로는 많은 말로 그들에게 설교 했고, 많은 이들이 세례를 받습니다(40절). 누가는 “그 날에 신도의 수가 약 삼천 명이나 늘어났다”(41절)고 기록합니다.
이렇게 하여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새로운 운동을 촉발시켰습니다. 42-47절 사이의 내용은 이 운동이 어느 정도 지속된 후에 일어난 결과를 요약하여 설명합니다.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사람들은 새롭고 독특한 공동체(이 공동체가 나중에 “교회”라고 불립니다)를 형성합니다. 누가는 그들이 “사도들의 가르침에 몰두하며, 서로 사귀는 일과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힘썼다”(42절)고 기록합니다. 사도들을 통하여 놀라운 일과 표징이 계속 일어났고,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43절). 그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역사하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공동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한 것에 있습니다(44절). 성령의 역사가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들 중에 부유한 사람들은 재산과 소유물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었습니다(45절). 그들은 매일 성전에 모여 기도했고, 돌아가면서 가정에 모여 애찬을 나누었습니다(46절). 기쁨과 찬양이 그들의 특징이 되었습니다(47절). 그 결과로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샀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묵상:
오순절에 신도들에게 일어난 ‘이상한 사건’은 뒤이어 일어난 일들을 통해 성령의 역사였다는 사실이 입증 되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의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하나는 개인적인 변화입니다. 믿는 이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그들 가운데서 일하시는 성령의 임재에 눈 떴습니다. 그들은 인간사와 세상사가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 있으며 그분의 섭리 안에 있음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믿자 그들은 자신을 이웃에게 활짝 열 수 있었고, 자신의 소유를 이웃을 위해 내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물질적인 소유로 안심을 찾으려 했지만, 이제는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얻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기쁨과 감사와 찬양으로 살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운명 공동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은 자원하여 모이기를 힘썼고, 사도들의 가르침에 경청했으며, 소유와 음식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믿음 안에서 삶을 공유하는 ‘교제’(코이노니아)가 일어났습니다. 헤어지면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었습니다. 그들 사이에 뜨거운 사랑이 임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 그런 공동체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었고,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후대 교회에게 하나의 ‘신화’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공동체가 늘 그럴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되도록 기도하고 힘써야 합니다.
성령의 역사는 언제나 열매로써 확증되어야 합니다. 개인에게 일어난 성령 체험도, 공동체에게 일어난 성령의 역사도 그 현상 자체만으로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 현상은 악한 영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고, 심리적인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열매가 없습니다. 아니, 심한 문제가 이어집니다. 우리가 소망하고 바랄 것은 오직 성령의 아름다운 나타나심입니다. 우리 개인의 삶에 그리고 공동체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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