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1절에 등장하는 헤롯 왕은 헤롯 대왕의 손자인 아그립바 1세로서 기원후 37-44년까지 통치했습니다. 그는 교회를 핍박하기 위해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수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를 참수형으로 살해합니다. 주후 44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야고보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중에서 첫 순교자가 되는 영광을 얻습니다. 그는 세베대의 아들로서 요한과 형제였습니다(2절). 헤롯은 유대인들이 이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수제자이자 교회의 지도자였던 베드로마져 죽이려고 합니(3절).
베드로가 감옥에 갇힌 뒤에 교회는 전심으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4-5절). 헤롯이 베드로를 끌어내 백성들 앞에서 공개 처형 하기로 한 날 하루 전 밤에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나 쇠사슬에 묶여 있던 베드로를 풀어주고 그를 구원합니다(6-10절).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서는 많은 사람이 모여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는데, 감옥에서 나온 베드로가 나타나자 모두 깜짝 놀랍니다(11-16절). 베드로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자기에게 하신 놀라운 일을 증거합니다(17절). 이 때 베드로가 “이 사실을 야고보와 다른 신도들에게 알리시오”라고 말했는데, 여기서의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을 가리킵니다. 이 즈음에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는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로 부상해 있었습니다.
헤롯은 베드로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경비병들을 문초한 뒤에 사형에 처합니다. 그 뒤 헤롯은 유대를 떠나 가이사랴로 내려가서 한동안 거기에 머무릅니다(19절). 그러던 어느 날, 헤롯이 백성들에게 연설할 때 사람들이 “이것은 신의 소리다. 사람의 소리가 아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의 천사가 헤롯을 쳐서, 헤롯은 죽어 벌레에게 먹혀 버립니다(20-23절). 하나님의 영광을 훔친 것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다른 한 편, 헤롯이 억압하려 했던 하나님의 말씀은 점점 더 널리 퍼지고, 믿는 사람이 늘어납니다(24절).
묵상:
오늘의 본문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나님은 야고보가 참수형으로 순교 당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경우에는 신비한 방식으로 죽음의 위협을 벗어나게 하십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베드로를 구해내신 하나님은 왜 야고보를 죽게 하셨나?”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베드로를 더 사랑하셔서 그렇게 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야고보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베드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베드로가 더 큰 은혜를 입은 것 같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는 두 사람의 몫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디베랴 바닷가에서 베드로를 만나셨을 때 나눈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베드로를 따로 불러 회복시켜 주신 다음, 예수님은 베드로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해 예언을 하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특별히 가까이 따랐던 제자가 뒤에 따라 오는 것을 보고는 그 제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여쭙니다. 그러자 주님은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요 21:22)고 하십니다. 그 예언대로 베드로는 네로의 박해 시에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를 당합니다. 하지만 요한은 나이가 들어 자연사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사명을 다하느냐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한 모두의 몫은 동일합니다.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누리고 사명을 따라 살면 하나님 앞에 충만하게 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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