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바나바와 사울의 지도력 아래에서 안디옥은 선교 거점으로 성장해 갑니다. 두 사람 외에도 시므온(“니게르”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으로 보아 아프라카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 그리고 헤롯 안디바와 함께 자란 마나엔이 안디옥 교회를 지도합니다. 이들은 모두 디아스포라 유대인이거나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이었습니다(1절). 성령께서 이들을 통해 선교 사역을 시작하게 하신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함께 금식하며 예배할 때,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습니다(2절). 지도자들은 금식하고 기도한 후에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선교사로 파송합니다(3절). 이것은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그 이전까지는 박해를 피해 흩어진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선교 했습니다. 이제는 안디옥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선교사를 세우고 파송합니다. 이것이 후대 교회에게 모델이 되었고, 지금도 땅끝을 향해 복음이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바나바와 사울은 먼저 키프로스 섬으로 갑니다. 키프로스가 안디옥에서 가까웠고 바나바가 그곳 태생이기 때문에 그곳을 첫 번째 선교 대상으로 삼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섬 동쪽에 있던 살라미에서 유대인들의 여러 회당에서 복음을 전합니다(4절). 그들 곁에는 요한 마가도 함께 있었습니다(5절). 살라미에서 전도를 마치고 그들은 섬을 가로질러 반대쪽에 있는 바보라는 동네에 이릅니다. 그곳에는 바예수 혹은 엘루마라는 이름의 마술사가 있었습니다(6절). 그 섬의 총독 서기오 바울이 복음을 듣고 마음이 움직이자 그 마술사가 방해합니다(7-8절). 그러자 바울(이 지점부터 누가는 사울의 그리스 이름 바울을 사용합니다)이 그를 대면하고 책망합니다. 그로 인해 그는 얼마 동안 시력을 잃습니다. 이 일로 인해 총독은 복음을 믿게 됩니다(9-12절).
묵상:
본래 유대교에는 ‘선교 신학’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광이 시온 산에서 드러날 때 모든 민족이 그곳으로 모여 야훼 하나님을 예배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이방인들에게 전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방인들 중에 유대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개종 세례와 할례 예식을 통해 유대교인이 되게 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유대교는 그 유구한 역사에 비해 신도수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기독교는 유대교의 한 분파로 시작되었습니다. 형식적으로 본다면, 예수님은 평생 유대교인으로 사셨습니다. 그분에게는 다른 종교를 창시할 뜻이 없었습니다. 생명력을 잃은 유대교를 새롭게 하려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율법학자들과 달리 두루 다니면서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습니다. 그분은 유대교인들로부터 죄인 취급 당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하나님 나라를 전하셨고, 이방인들에게까지 찾아 가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뜻이 유대인들만의 구원에 있지 않다고, 하나님은 모든 인류를 사랑하시고 구원하려 하신다고 가르치셨습니다. 헌 가죽부대와 같았던 유대교는 새 포도주와 같았던 예수님의 정신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유대교 권력자들은 예수님을 제거하려 했던 것입니다.
모든 인류를 품으려 했던 예수님의 정신이 안디옥 교회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이루어집니다.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 바나바와 바울을 선교사로 보냅니다. 인간적인 욕심으로 하자면, 그들은 훌륭한 목회자 바나바와 탁월한 설교자 바울을 곁에 두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기꺼이 그들을 파송합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복음이 전해진 이유이고, 오늘 우리가 본 받아야 할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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