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의 소리 2023

해설:

다음 날, 천부장은 산헤드린 의회를 소집하여 바울의 문제를 다룹니다(22:30). 의회 앞에 서서 바울은, 지금까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오직 바른 양심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말합니다(1절). 그러자 격분한 대제사장 아나니아는 바울의 입을 치라고 명령합니다(2절). 이에 바울은 대제사장 아나니아를 ‘회칠한 벽’(3절)에 비유하여 비난합니다. 이 표현은 예수님도 종교 지도자들에게 쓰신 적이 있는데(마 23:27), 속에는 악의가 가득한데 겉으로 의로운 척 하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이 그가 대제사장이라고 말해 주자(4절) 바울은 그가 대제사장인 줄 몰랐다고 답합니다(5절). 바울이 그것을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대제사장이 대제사장 답지 않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비꼬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때 바울 사도는 그들 중에 사두개파 사람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기지를 발휘합니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부활이나 천사나 영을 믿지 않았던 반면, 바리새파 사람들은 그것들을 믿었습니다(8절). 두 파는 이 문제들에 대해 논쟁을 하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산헤드린 의원들 사이에 자중지란을 일으키기 위해 자신이 재판 받는 이유가 죽은 사람이 부활할 것을 믿는 소망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6절). 그러자 바울이 예상한 대로 회중 가운데서 분쟁이 일어났고(7절) 바리새파 율법학자들이 바울을 두둔하고 나섭니다(9절).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천부장은 바울을 보호하기 위해 그를 병영 안으로 보냅니다(10절).

그 날 밤,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나타나셔서 용기을 주시고, 예루살렘에서 하나님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바울은 제국의 수도 로마에서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11절).

묵상:

사두개파는 제사장들의 이익집단이었습니다. 다윗 시대에 대제사장이었던 사독에게서 그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그들은 오직 모세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했습니다. 부활, 천국, 영생 같은 개념이 모세오경에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사두개파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믿는 이유는 이 땅에서 그분의 호의를 입고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바리새파는 평신도들의 영적 갱신 운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켜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킬 때 사용될 도구가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들은 율법에 따라 자신들을 모든 부정한 것으로부터 철저히 지키는 것에 온 정성을 다했습니다. ‘바리새’라는 말은 ‘구분하다’ 혹은 ‘분리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들은 모세오경만이 아니라 예언서와 다른 거룩한 책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다른 종교와 철학 사상들을 수용하여 신학과 교리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부활, 천국, 영생, 천사 등에 대해 믿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믿는 이유는 이 땅에서 거룩하게 살고 내세에서 영생을 누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바울은 원래 바리새파에 속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활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 바리새파 사람들과 바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마지막 날에 의롭게 산 사람들이 모두 부활할 것이라고 믿은 반면, 바울 사도는 마지막 날에 모든 믿는 자들이 부활할 것을 믿었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첫 열매”(고전 15:20)로서 부활하셔서 그 사실을 확증해 주셨다고 믿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바울의 신학이 바뀐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렇듯 분명한 역사적 사건 위에 서 있습니다. 예수는 역사입니다. 부활도 역사입니다. 그렇기에 역사를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