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바울이 변호하는 말을 듣고 있던 베스도 총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울아, 네가 미쳤구나.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하였구나”(24절)라고 말하며 변호를 중단시킵니다. 그는 바울이 그리스 철학과 유대교 율법에 정통한 학자임을 알아 보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죽은 사람이 부활했다는 해괴망칙한 주장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들어 줄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러자 바울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음을 밝히면서 아그립바 왕에게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듣지 않았느냐고 반문합니다(25-27절). 아그립바는 “그대가 짧은 말로 나를 설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고 하는가!”(28절)라고 호통을 칩니다. 그러자 바울은 “짧거나 길거나 간에, 나는 임금님뿐만 아니라, 오늘 내 말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이렇게 결박을 당한 것 외에는, 꼭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빕니다”(29절)라고 답합니다.
모임을 해산한 후,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총독과 변호사 버니게 그리고 다른 재판관들은 바울에게 죄가 없음을 확인합니다(30-31절). 아그립바 왕은 베스도에게 “그 사람이 황제에게 상소하지 않았으면, 석방될 수 있었을 것이오”(32절)라고 애석해 합니다.
묵상:
이 이야기에서 재판 받는 사람은 바울입니다. 그런데 실은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총독 그리고 유대 지도자들이 바울에 의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 고소 당하고 있는 사람은 바울이지만, 실은 그가 고관들을 고소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육신적으로는 매인 몸이었지만 영적으로는 재판정에 모여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자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의 처지를 안타까이 여겼지만, 실은 바울이 그들의 처지를 안타까이 여겼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미쳤고 자신들은 제정신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바울만 제정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결박을 당한 것 외에는, 꼭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빕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 영생을 얻은 것, 하나님 나라를 약속받은 것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은 이토록 대단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얻었고 또한 장차 얻을 것을 생각하면 이 세상 누구 앞에 서든 혹은 어떤 형편에 처하든 실망하거나 주눅 들어서는 안 됩니다. 바울 사도가 다른 서신에서 고백한 대로 우리는 가난한 자 같으나 부유하고 가망 없는 사람 같으나 가장 가망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가 헛것을 믿고 있다고 하겠지만, 실은 그들이 헛것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보는 사람이 참되고 영원한 현실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아침, 믿음 안에서 이미 주신 은혜 그리고 장차 주실 은혜를 묵상합니다. 그 믿음과 소망을 마음에 품고 오늘 하루도 가슴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활짝 편 손과 팔로 사랑만 하고 살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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