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가이사랴에 구금되어 있던 바울은 결국 황제에게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로 가게 됩니다. 베스도 총독은 율리오라는 백부장에게 바울을 로마까지 호송하는 임무를 맡깁니다(1절). 바울과 그 일행은 아시아의 여러 도시로 가게 되어 있는 배를 타고 가이사랴를 떠납니다(2절).
다음 날, 배는 시돈에 정박했고, 율리오는 그곳에 정박해 있는 동안 바울 일행이 교우들을 만나도록 배려합니다(3절). 배는 다시 시돈을 떠나 키프로스 섬을 바람막이로 삼아 서쪽으로 진행하여 루기아의 무라에 이릅니다(4-5절). 그곳에서 백부장은 바울의 일행을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배로 옮겨 타게 합니다(6절). 배가 무라를 떠나 서쪽으로 진행하는데 맞바람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가 크레타 섬의 남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에 도착합니다(7-8절).
그곳에서 바람이 잦아 들기를 기다리는 중에 “금식 기간”(9절, 대속죄일, 9월에서 10월 사이)을 지냅니다. 지중해는 겨울 동안에 무서운 폭풍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항해를 자제했습니다. 바울 사도는 그동안 지중해를 여러 번 항해했기 때문에 그 위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서 겨울을 나자고 제안합니다(10절). 하지만 백부장은 크레타 섬의 서쪽에 있는 뵈닉스까지 가기를 고집합니다. 겨울을 나기에 그 도시가 너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11-12절).
묵상:
바울이 탄 배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배에 탄 사람들의 절대 다수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바울과 누가와 아리스다고 정도 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믿음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명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 그리고 언행심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믿는 이들로서의 정체성을 따라 살아서 차별성을 드러내야 했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운명 공동체를 이룬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협조해야 했습니다.
믿는 이들의 존재감은 운명 공동체에 어려움이 닥칠 때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항구에 이르기까지 바울과 그 일행은 그저 자신들의 소임에 충실하면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은 여러 여행자들 중 일부로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쳐 오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되자 그들의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운명 공동체 전체를 위해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일어날 때 그들은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위해 보냄 받은 사람들이 됩니다.
이 아침, 내가 속한 공동체들을 생각합니다. 내가 속한 가정, 내가 속한 직장, 내가 속한 교회, 내가 속한 사회 그리고 내가 속한 국가와 이 세계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 공동체에 보내신 이유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아직 평안할 때 주님과 더욱 친밀히 지냄으로 인해 위기가 닥칠 때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한 하나님의 뜻을 실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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