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바울 일행은 그 섬에서 석 달 동안 머물러 있다가 겨울이 다 지난 다음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배를 타고 몰타 섬을 떠납니다(11절). 그들은 시칠리아 섬의 수라구사 항에 정박하여 사흘 동안 지낸 다음(12절), 이탈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레기온 항구에 이릅니다. 거기서 다시 남풍을 타고 올라가 보디올 항구에 이릅니다(13절). 보디올은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210 킬로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믿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울 일행은 일 주일 동안 그곳 신도들과 지낸 다음 육로를 걸어 로마로 갑니다(14절).
바울 일행이 로마 근처에 이르렀을 때 그곳에 있던 신도들이 마중 나옵니다. 그는 수년 전에 고린도에서 로마 교인들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로마서 16장을 보면, 바울이 로마에 있는 교인들 중에 꽤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로마서에서 적은 것과 같이, 그는 로마를 들러 스페인에 가기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롬 15:23). 그렇기 때문에 로마의 신도들도 바울을 만나보고 싶어했습니다.
바울은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에 호송되었습니다. 하지만 흉악범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서 정식 재판을 기다리게 합니다(16절).
묵상:
바울 사도는 예루살렘에서 일루리곤(아드리해 동쪽 지방, 지금의 유고슬라비아와 알바니아 땅)까지 두루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로마의 동쪽 지방의 주요 도시들을 모두 방문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로마를 거쳐 스페인까지 가려 했습니다. 그의 선교 원칙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그 원칙을 로마서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이름이 알려진 곳 말고,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명예로 삼았습니다. 나는 남이 닦아 놓은 터 위에다가 집을 짓지 않으려 하였습니다”(15:20). 그래서 그는 안디옥을 거점으로 하여 로마 동쪽 지방에 전도한 것처럼 로마를 거점으로 삼아 로마 서쪽 지방에 복음을 전하려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이루기 위하여 부단히 새로운 지역으로 나아가려 했던 바울의 열정을 생각합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자신의 선교 원칙을 따라 살면서 수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로마에 도착했을 즈음에 그는 이미 노년기에 접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 전파를 위한 그의 열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열정 때문에 그는 우회로를 거쳐 로마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서쪽 지방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했습니다. 복음을 전하여 한 영혼이라도 구원하려는 그의 열정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복음을 듣고 구원의 은혜를 입은 것은 그러한 열정에 힘 입은 것입니다. 바울과 같이 복음에 목숨을 바친 이들을 통해 구원이 우리에게 이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의 종착지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우리를 통해 누군가에게 복음이 전해지도록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힘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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