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3편: 유배자로 산다

해설:

네 번째 순례자의 노래에서 시인은 자신의 가련한 처지를 하나님께서 자비롭게 보아 주시기를 구합니다. “하늘 보좌에서 다스리시는 주님”(1절)이라는 표현에서 강조점은 “멀리 계시다”는 데 있지 않고 “가장 높은 곳에서 다스리신다”에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순례길에 오른 이유는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하나님께 예배 드리기 위함입니다. 시인은 아직 순례길에 있으나 마음으로는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 봅니다”(1절). 

시인은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는 자신의 마음을 주인의 손길을 “살피는”(2절) 종의 심정에 비유합니다. 노예 제도 하에서 종의 운명은 주인의 손에 달려 있기에 종은 주인의 손을 살피게 되어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종은 주인의 손을 살피면서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고대합니다. 그것처럼 시인은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과 함께(1절의 주어 “나”가 2절에서는 “우리”로 바뀝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원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우러러 봅니다”(2절)라고 기도합니다.

시인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3절)라고 반복하여 간구합니다. 이것은 기독교 전통에서 “끼리에 엘레이손”(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이라는 기도문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어서 시인은 하나님께 자비를 간구하는 이유를 밝힙니다. 그는 이방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면서 “너무나도 많은 멸시를 받았습니다”(3절). “평안하게 사는 자들”과 “오만한 자들”(4절)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그들 가운데 살면서 때로 조롱과 멸시를 당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그것이 “우리의 심령에 차고 넘칩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바깥에서 힘 센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하소연하는 아이처럼, 시인은 이방 땅에 살면서 당한 설움을 하나님 앞에 쏟아 놓습니다.

묵상:

믿는 사람은 모두 순례자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방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절대 다수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살아갑니다. 절대 다수가 따르는 삶의 원칙을 거부하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삶의 원칙을 따릅니다. 영원한 것을 추구하는 우리는 절대 다수가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세상은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용인합니다. 하지만 어느 지점을 벗어나면 그 다름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들은 때로 조롱과 멸시를 감수해야 합니다. 손해와 박해를 당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평안하게 사는”(4절)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희망은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다스리는 분은 “하늘 보좌에서 다스리시는 주님”(1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겸손한 자”가 됩니다. “겸손”은 하나님께서 바로잡아 주실 것을 믿고 조롱과 멸시와 박해를 감수하며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 땅에서 때로는 조롱과 멸시, 때로는 손해와 박해를 당하면서도 믿음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억울하고 분통하고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봅니다”(1절). 주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셔야만 이 길을 완주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5 responses to “시편 123편: 유배자로 산다”

  1. 비록 믿음의 공동체와 성도들을 천대하고 멸시하는 세상에 살고있지만 세속적
    부귀영화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귀하고 존귀한 하늘의 보좌, 시온성을 향하여
    걷는 순례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좁고 높고 험한 길을 걸어도 함께하시는 주님을
    깨닫고 기뻐하며 걷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음의 가족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이
    어려워 보이지만 최상의 하늘의 축복인것을 세상에 알리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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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믿음의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 된 미국에서는 물질과 향락이 우리를 유혹하고있으며 주님의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물질과 향락에 빠져들지 않게 믿는 이들을 지켜주시고 이미 빠져든 사람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어 주시어 잘 못된 습관에서 벗어 나도록 은혜를 내려주십시요
    Fentanyl로 인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눈 여겨 봐 주시고 그 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해방시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직 주님의 표때에 눈을 고정하고 끝까지 달려가도록 주님의 가호를 구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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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세상에서 아무리 고난과 멸시천대, 배고품을 당해도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을 버리시지 않으시고 불꽃같은 눈으로 지키시고 지팡이와 막대기로 우리를 인도하심을 굳게 믿고 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자녀로 거룩하게 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하나님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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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매일 뉴욕타임스 뉴욕판 온라인 뉴스와 엘에이판 온라인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봅니다. 무료 서비스인데 주요뉴스 아이템 하나를 올립니다. 심층 보도나 자세한 내용은 유료 구독을 할 때 읽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맛보기 서비스지만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기자들이 분명하고 신뢰가 가게 기사를 써서 고마운 마음으로 읽습니다. 어제 엘에이판에는 샌디에고의 최남단 미국-멕시코 국경에 모여 있는 이민자 캠프 기사가 떴습니다. 미국쪽에 국경벽 (wall)이 서 있고, 멕시코쪽에 또하나 서 있는데 멕시코쪽 벽을 뚫고 들어와 기다리는 난민들을 취재했습니다. 미국 기자들은 미국쪽 벽까지만 접근할 수 있어서 거기서 벽의 쇠창살틈으로 난민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국경 난민들 (불법이민자라는 레이블로 더 잘 알려진)은 다 남미 국가의 사람들로 알고 있었는데 기자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카작스탄에서 브라질로, 브라질에서 남미를 거쳐 멕시코로 온 경우였고, 아프리카의 가나, 소말리아, 케냐, 나이지리아와 아프카니스탄, 터키, 아이티…등 세계 곳곳에서 떠나온 이들이 최종 목적지 미국에 들어오기 위해 마지막 스탑인 멕시코까지 겨우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자 자신도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줄을 취재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룹별로 대표자를 뽑아 구호기관에서 공급하는 물과 생필품을 질서있게 나눠주는 것을 보았다고 전합니다. 그 기사를 읽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끄러움에서 시작된 통증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가게에서 잠깐 일하던 대학생이 있었는데 자기 부모는 남미에서 (과테말라로 기억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왔다고 했습니다. 비행기 타고 오지 그럼 배를 타고 오랴? 라고 말할 뻔 했는데, 종업원이 뭔가 빼먹은 말이 있다는 듯 얼른 덧붙입니다 “with papers.”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말은 국경까지 걸어서 온 (불법)이민자들이 아니고 제대로 절차를 밟아 공항으로 입국했다는 자랑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한 대 맞은 듯 했습니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오니까 남들도 물론 다 그렇게 오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을 동료 사람으로 보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어제 기사를 읽으면서 그 때가 또 생각 나서 부끄러웠습니다. 각 그룹의 대표들이 구호기관 사람들한테 매일 그날 그날 필요한 담요와 생리대 숫자를 말한다는 문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늘 새벽에 123편을 읽으니 거만한 자와 교만한 자에게서 수많은 멸시를 견뎌냈다는 구절이 눈에 띕니다. 아, 내가 거만한 자, 교만한 자입니다. 내가 유배자와 방랑자들을 홀대하고 조롱하는 죄인입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억울한게 많고, 당하는 불이익이 많다고 불평을 하고 원망을 합니다. 더 편하기를 바라고 더 쉽기를 원하는 욕심쟁이입니다. 주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들이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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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aekhwan - T.K. Lee Avatar
    Taekhwan – T.K. Lee

    믿음의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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