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2편: 영원한 나라, 영원한 시민권

해설:

열세 번째 순례자의 노래는 시온 성전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시인은 법궤와 성전에 대해 다윗이 가졌던 뜨거운 사랑을 회상합니다(1-5절). 그는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지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그의 간절한 바램이었으나 하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법궤가 있다는 말을 에브라다에서 듣고, 야알의 들에서 그것을 찾았다”(6절)는 말은 사무엘상 6장에 나오는 이야기를 가리킵니다.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거룩한 물건입니다. 성전이 성전일 수 있는 것은 법궤 때문입니다. 솔로몬 왕이 성전을 짓고 지성소에 법궤를 모셔 들였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했습니다(왕상 8장). 시인은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주님께서 성전에 임재하셔서 백성들의 예배와 기도를 받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8-10절).

이어서 시인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을 회상합니다(11-18절). 그것은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지어 드리겠다는 다윗에게 예언자 나단을 통해 주신 언약입니다(삼하 7:8-16). 시인은 하나님께서 그 언약을 지키셔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을 허락하시고 다윗의 왕권이 영원토록 지속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솔로몬 왕 이후로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지고, 후에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가 차례로 멸망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 즉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이어 갈 것이며,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삼하 7:16)라는 약속이 깨어진 줄 알았습니다. 수백 년이 흐른 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후에야 그 약속은 “기름 부어 세운 왕”(17절) 즉 영원한 메시아에 대한 약속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다윗에게서 나온 “뿔”(17절, 개역개정)입니다. 

묵상:

순례길에 오른 시인은 시온에 있는 성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전이 아니라 그 성전이 상징하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는 또한 다윗의 혈통을 이은 왕을 위해 하나님의 축복을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왕은 한시적인 도구일 뿐입니다. 결국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다윗의 후손 중에서 구원자를 일으키실 것입니다. 그분은 하나님께로부터 영원한 통치권을 받으실 분입니다(단 7:13-14). 옛날 순례자들이 성전을 바라보며 영원한 나라를 마음에 그렸던 것처럼, 오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이루실 새 하늘과 새 땅을 마음에 그립니다.

이런 점에서 믿는 사람들은 모두 이중국적자입니다. 이 땅의 시민이면서 동시에 하늘 나라의 시민입니다. 바울 사도가 말한 대로 우리에게는 이 땅의 시민권보다 하늘 나라의 시민권이 더 중요합니다(빌 3:20). 이 땅의 시민권은 한시적으로만 유효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은 영원히 유효합니다. 우리의 충성심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에 있습니다. 이 땅의 나라에서 요구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에서 요구하는 것과 상충되면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요구를 따릅니다. 우리가 섬길 대통령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영원한 나라를 바라보며 오늘 이 땅에서 한시적인 의무와 책임과 충성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자신이 속한 나라를 사랑하고 충성하지만,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는 배격합니다. 우리는 법적으로는 한 나라의 국민이지만, 세계 모든 나라와 국민들을 하나님 안에서 형제자매 된 사람들로 보기 때문입니다. 

5 responses to “시편 132편: 영원한 나라, 영원한 시민권”

  1. 다윗과 세우신 언약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 지심을 믿고 주님의 영원한 나라를 소망하며 찬송과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 만이 나의 구원자이시며 영원한 주님임을 고백하며 주님의 그늘아래서 쉼을 얻습니다, 새 나라와 새 땅을 향한 발걸음이 무겁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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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믿음의 공동체를 통해 말씀이 육신이 되신 주님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십자가 은혜로 자녀 삼으시고 천국 시민으로 인정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눈물과 아픔이 없는 주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늘나라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만왕의 왕 주님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마라나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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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형제, 자매들은 주안에서 하나님을 중심으로 주시는 말씀을 먹고사는 한 식구들입니다. 이 진리를 믿지 못하고 어느 교회에서는 진보와 보수로 형재, 자매들을 적대적 관계로 몰아가는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성령님께서 그들에게 임하셔서 깨달을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합니다. 마라나타! 주님 어서오십시요! 아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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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aekhwan - T.K. Lee Avatar
    Taekhwan – T.K. Lee

    영원한 나라와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내 눈 앞에 펼쳐진 혼돈과 어려움으로 인해서 그 너머에 있는 영원한 소망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내 마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나라와 영원한 소망을 두고 사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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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한국이나 미국이나 권력을 대하는 종교인들의 태도가 사회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봅니다. 문화전쟁 cultural war 은 세대간의 갈등이나 이질적인 문화적 배경에서 오는 오해를 넘어 종교적인 신념과 가치관의 충돌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 도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도 감리교단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마친 뒤에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권력’이나 ‘질서,’ ‘체제’ 같은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다투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성경 중심’의 해석과 적용을 놓고 이견이 있어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다 정치적이라는 명제를 비껴 가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게 단순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말했고 믿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배경이나 의도에 지금도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이 땅에서 살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이 우선이다, 두 갈래 길 앞에 서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선택한다, 성경에 선악의 기준이 나와 있다…이것을 지키면 믿음으로 사는 것이 단순하고 분명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더 많이, 더 자주 하게 됩니다. 세상 일을 단순하게 보는 것도 은사인지 모르지만 성경은 맑고 깨끗한 물이 졸졸 흐르고 속의 조약돌을 얼마든지 집어 올릴 수 있는 얕은 시내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시냇물이 되어 목을 축이고 피곤한 발을 씻게 할 때도 있지만 빠르고 무섭게 흐르는 개울, 겉으론 고요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강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하나님의 언약궤가 있는 성전, 주의 영광이 가득한 예배의 장소는 이 땅 어디에도 없습니다. 인디애나 존스가 찾던 성궤는 없습니다. 시인이 노래하며 올라가던 예루살렘 성전은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십자가가 있습니다. 어디에나 언제나. 새 하늘과 새 땅의 나라가 임하지 않았는데 이미 임한 것처럼 생각하고 사는 일이 단순할 수 없고 쉬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을 생각하며 사는 일이 머리 아프게 복잡하기만 한 일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환해지고 기쁨이 솟아납니다. “이곳의 성도들은 기뻐 영원히 노래할 것이다 (16절)” 이 약속을 지키시는 주님을 마음에 모십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당신의 나라에서 살라고 청하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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