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시편은 자연스럽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절부터 3절까지는 과거에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구원에 대한 기억과 감사이고, 4절부터 6절은 지금의 고난 가운데서 구원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지금 시인은 그의 조상들이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하나님께서 조상들을 해방시키신 것처럼 자신에게도 구원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먼저 시인은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1절)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70여 년 동안의 포로 생활 후에 고레스 왕의 칙령에 따라 유다 백성의 일부가 바빌론으로부터 1차로 귀환한 사건을 가리킵니다. 모두가 희망을 내려 놓은 시점에 갑작스럽게 주어진 해방과 귀환은 현실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일로 인해 유다 백성들은 크게 기뻐했고(2-3절) 다른 나라 백성들조차도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2절)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고백한 후에 시인은, 하나님께서 다시 구원의 손길을 펼쳐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 보내 주십시오”(4절)라는 기도는 아직도 바빌론에 남아 있는 유다 백성을 돌려 보내 달라는 뜻일 수도 있고, 포로된 것처럼 살아가는 자신들을 구원해 달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는”(4절) 것과 같은 일입니다. 네겝은 사막 지대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시는 것은 마치 사막에 비가 내려 말랐던 시내에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농부의 비유를 사용하여 현재의 고난과 미래의 기쁨을 묘사합니다(5-6절). 아직은 씨를 뿌리는 농부처럼 당하고 견뎌야 할 고난이 남아 있습니다. 그 고난을 견디고 인내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결국 기쁨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확신의 고백입니다.
묵상:
바빌론에 포로가 되어 살던 유다 백성은 악의 제국 바빌론이 멸망 하기를 기도하며 기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희망이 거의 소진될 무렵, 신흥 강국 페르시아가 일어나 바빌론을 멸망시켰습니다.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는 칙령을 내려 바빌론 제국에 의해 잡혀 온 포로들에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유다 백성 중 일부가 1차로 유다 땅으로 귀환할 때 그들은 꿈 꾸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2절)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금새 바뀌지 않았습니다. 70여년 동안 방치된 유다 땅은 폐허와 다름 없었습니다. 바벨론에 남아 있는 백성들이 모두 돌아와 살기 위해서는 버려졌던 땅을 개간하고 무너졌던 성벽을 다시 쌓아야 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고난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고난의 현실 앞에서 시인은 하나님께 기도 올립니다.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서 시작하신 구원을 완성시켜 달라고! 그들은 그들 몫의 희생과 헌신을 감당할 것이니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붙드시고 이끌어 달라고!
이 시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죄의 힘에 속박되어 있었고, 사탄의 영향력 아래에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그 노예됨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로 인해 우리의 죄가 사해졌고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받아들였을 때, 우리도 감격하고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우리의 구원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숨이 다하는 날까지 거룩하게, 진실하게, 의롭게 살아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는 것 같은 일이 될 수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오늘도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선한 일을 여러분 가운데서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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